Day 003. 뭍이 드러나라, 그 다음

창세기 1장 6~13절

6 하나님이 이르시되 물 가운데에 궁창이 있어 물과 물로 나뉘라 하시고 7 하나님이 궁창을 만드사 궁창 아래의 물과 궁창 위의 물로 나뉘게 하시니 그대로 되니라 8 하나님이 궁창을 하늘이라 부르시니라 저녁이 되고 아침이 되니 이는 둘째 날이니라 9 하나님이 이르시되 천하의 물이 한 곳으로 모이고 뭍이 드러나라 하시니 그대로 되니라 10 하나님이 뭍을 땅이라 부르시고 모인 물을 바다라 부르시니 하나님이 보시기에 좋았더라 11 하나님이 이르시되 땅은 풀과 씨 맺는 채소와 각기 종류대로 씨 가진 열매 맺는 나무를 내라 하시니 그대로 되어 12 땅이 풀과 각기 종류대로 씨 맺는 채소와 각기 종류대로 씨 가진 열매 맺는 나무를 내니 하나님이 보시기에 좋았더라 13 저녁이 되고 아침이 되니 이는 셋째 날이니라

(Genesis 1:6-13, 개역개정)

아직 모든 것이 서로에게 스며 있던 날 “나뉘라” 하시니 물은 물대로, 하늘은 하늘대로 제자리를 얻었다

나는 안다, 금을 긋는 일이 언제나 밀어내는 일은 아니라는 것을 때로는 서로의 자리를 정해주는 일이라는 것을

“뭍이 드러나라” 그 말에 숨죽이고 있던 땅이 처음으로 자기 얼굴을 물 밖으로 내밀었다

바다는 바다여서 좋았고 육지는 육지여서 좋았다 좋았더라, 그 말이 오늘도 낮게 되풀이된다

땅은 명령 하나에 서두르지 않고 풀과 채소와, 씨 가진 열매 맺는 나무를 낳았다 그 씨 한 알 속에는 이미 다음 계절이 접혀 있었다

나는 오늘도 어딘가에 선을 긋는다 일할 시간과 쉴 시간 사이, 말할 것과 삼킬 것 사이 그 선이 다툼이 아니라 작은 창조이기를

그리고 지금 내가 심는 것들 중에 씨 하나가 있다면 그 안에도 누군가의 다음 계절이 말없이 접혀 있을 것이다

저녁이 되고 아침이 되었다 땅은 오늘도 무언가를 내고 있다

짧은 여운 — 창조의 셋째 날은 나눔과 자람이 함께 있는 날이다. 하늘과 바다와 육지가 각각 제자리를 얻은 뒤에야, 비로소 씨 맺는 것들이 자랄 자리가 생겼다. 오늘 내가 긋는 경계 하나도 어쩌면 무언가 자라날 자리를 마련하는 일인지도 모른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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