Day 002. 빛이 있으라, 그 말 이후

창세기 1장 3절

하나님이 이르시되 빛이 있으라 하시니 빛이 있었고

(Genesis 1:3, 개역개정)

어둠은 잘못이 아니었다 다만 아직 말해지지 않았을 뿐

“있으라”— 그 짧은 명령 하나에 없던 것이 있는 것이 되었다

나는 그 방식이 좋다 길게 설명하지 않으시고 그저 부르시는 것

오늘 아침에도 누군가 커튼을 걷듯이 빛은 예고 없이 도착한다

내가 잠들어 있는 동안에도 세상의 어둠 한 켠에서는 계속해서 빛이 있으라, 있으라 그 말이 되풀이되고 있었다는 것

형광등 스위치를 누르는 아주 사소한 손짓에도 나는 매번 그 태초의 명령을 작게 흉내 내고 있는 셈이다

어둠이 나쁜 것이 아니라 빛을 기다리는 자리였다는 걸 이제는 조금 알 것 같다

지금 내 하루에도 아직 이름 붙지 않은 어둠이 있다면 그 위로 조용히 빛이 있으라, 말해본다

짧은 여운 — 창조의 첫 명령은 파괴가 아니라 초대였다. 빛은 어둠과 싸워 이긴 것이 아니라, 어둠 위에 더해진 것이다. 오늘 내 안의 어두운 자리도 없어져야 할 것이 아니라 빛이 찾아와 앉을 자리인지도 모른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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